노환과 자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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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과 자연사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1.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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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ㆍ자연사

예전 20여년전 직장 동료 모친의 부고가 왔다.
그동안 연락은 두절됐었으나 그의 착한 동생이 간혹 나의 SNS를 보곤해서 내게 연락을 해 온것이다.

그 동료는 28년전 같이 직장에 근무할때 내가 모친상을 당해 당황하고 어찌할바를 모르는 아주 힘든 장례기간에 꼬박 3일간 모친의 장례 빈소를 같이 지켜주고, 용인 장지까지 따라와 장례식을 도와줬던 아주 고마웠던 동료이다.

그간 연락이 끊어져 20년 지나는 동안 그의 모친이 돌아가셨을때 조문을 못가면 어찌하나 염려도 했었는데 다행히도 이번 조문으로 옛날 빚을 갚을수 있어 다행이다.

그의 노모는 연세가 86세에 돌아가셨다.
요양원 입소 6개월만에 노환으로 자연사 하셨다고 한다.

사실 요즘 백세 시대라고는 하나 장례식장에 가보면 고인의 나이는 대게가 80세 언저리이다.
간혹 90세가 넘어 드물게도 장수하는 분이 있지만 역시 사람의 연수는 현재 80세이다.

죽음중에 가장 존엄하고 평온한 죽음은 노환으로 인한 자연사가 아닐까 싶다.
병치례로 오랫동안 침대에서 누워 백세를 살고 죽는건 큰 재앙이다.
자기 오물 처리하지 못하고 온갖 냄새와 치매 끝에 죽는 죽음은 인간의 존엄을 크게 해친다.
백세를 살지 않더라도 사람이 자기의 수명을 다하고 건강해서 오래 병으로 고생하지 않고 자연사하면 더말할 나위가 없는 좋은 죽음이다.

사람이 죽는다는건 얼마나 아파야 죽을까?
살아온 인생동안 죽을만큼 아팠어도 죽지 않았는데 얼만큼 아파야 죽을까?
사실 생각하면 죽음이 무척 두렵다.

그래서 노환으로 인한 자연사는 축복이다.
노환은 단순히 나이를 먹어서 늙어 죽는것이 아니라 건강하다가 수명과 육체의 조직 능력이 쇠퇴하여 죽는것으로 서서히 고통없이 평온하게 죽는것이다.

작년 회사의 장례 행사중에 시골의 어느 할머니는 저녁에 식사하시고 손주 빨래까지 다해놓고 주무시다가 돌아가셨다.
이러한 자연사야 말로 가장 이상적인 죽음이며 흔히들 호상이라고도 해 남은 가족들도 크게 원통해하지 않는다.

이러한 분들은 평소 건강하셨다.
먹는것 절제하고 규칙적인 생활과 평상의 생활을 즐기셨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본인의 수명은 80세인데 70세 되어 장기가 먼저 망가져 죽을때까지 오랜동안 병치례와 고통속에 살다가 결국에는 돌아가시는 분도 있다.

말기암 환자가운데에는 온갖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 등등 연명 치료를 하다가 돌아가셨지만 긴 연명치료 기간 만큼 큰 고통을 받다가 결국은 돌아 가셨다.

사람은 누구나 평온한 죽음을 원한다.
암의 말기, 살기 위하여 위에 구멍을 내서 영양을 공급하거나 온갖 항암주사로 고통을 받고 소중한 남은 생의 기간을
고통속에 보낼수는 없다.

그렀다고 치료를 단념할수는 없다.
어떻게하면 말기 고통을 제거하고 죽을때까지 편안히 지낼수 있는가로 목표를 바꿔 치료하고 소중한 가족들과의 이별시간을 충분히 갖고 죽음을 맞이해야 할것 같다.

우리는 평온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죽음을 배울 필요가 있다.
그것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매일 죽음의 준비를 하는일이다.

대게의 환자들은 죽음의 말기가 와도 그것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누가 알려주지 않는 한 본인은 계속 살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환자는 마지막까지 고액의 치료제와 영양까지 공급받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어 가족들과의 이별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한다.

죽음에 대한 준비는 평소 죽음에 대해 계속 생각하면 두려움은 줄어든다.
고인이 평온하게 세상을 떠난 상가는 원통한 통곡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엄숙하고 고인이 고통없이 잠자듯 자연사 한 장례식장 유족들은 고인 이별 환송의 행사로 평안히 진행된다.

나는 오늘도 장례식장에 왔지만 나이들어 늙어서 노환으로 자연사 하신 어르신들을 축복한다.
노환으로 인한 자연사는 이 세상에 와서 건강하게 온전한 삶을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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