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 레지라는 문화
상태바
다방 레지라는 문화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1.21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이 60대 인  사람 치고 옛날 다방에 잊지 못할 추억이 한 자리 없는 사람 있을까? 

당시의 다방에는 낭만도 있었고, 남자의 자존심도 있었고, 사랑도 있었고, 눈물 쏟아내는 이별의 장이기도 했었다. 가끔 열리는 국가대표 축구경기의 단체 관람 장이기도 했으니, 그 당시 다방은 ‘한국적 명물’로 어른들의 사랑방, 대학생의 만남방, 직장인의 휴식 공간, 동네 한량들의 아지트였으며 데이트와 맞선 공간, 가짜 시계 등.. 거래되는 상거래 공간, 음악감상 공간 등 '거리의 휴게실’이자 만남의 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젊은 청춘을 위한 시내 중심가를 벗어난 다방은 카운터에 중년 여성인 ‘마담’이 앉아있고 ‘레지’(영어로 register)라고 불리는 젊고 예쁜 아가씨들이 커피를 날라주는 동안에 구슬픈 뽕짝가락이 손님들의 가슴을 저윽히 적셔주는 그런 형태였다. 

그 당시 사람치고 시골 읍내는 말할 것도없고 시내 중앙통에 있는 다방의 마담이나 레지와의 사연 하나 없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냥 노닥거리며 시간을 보내려고 주막에서 세련된 다방으로 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방에 들어서면 낮 익은 마담과 레지가 경쟁하듯 환하게 맞아줬고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어김없이 옆자리에 살포시 앉으면서 속보이는 친절을 떨었다. 손님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정 오빠보다 더 정겹게 팔짱을 끼며 애교까지 부리는 그 분위기를 우쭐하며 즐겼으니. 

"커피 한잔 가져와" 하는 손님의 주문이 떨어지자 마자 "저도 한잔하면 안될까요?"가 곧바로 이어졌고 그 상황에서 "NO!"는 존재하지 않았다. 70년대 후반들어 야쿠르트로 바뀌기도 했지만.

요즘이야 맹숭커피 한잔에도 돼지 국밥 한 그릇 값을 지불하지만 그 당시 커피 한잔은 실없는 농담에 가벼운 신체접촉 권한(?)까지 주었으니 참으로 옹골진 값어치였던 셈이다.

분위기가 넘어왔다 싶으면 마담이나 레지의 "우리 쌍화차 한잔 더하면 안될까요?"라는 비싼 차 주문이 발사되고 여기에도 "NO!"는 거의 없었다. 그 시절 그렇게 분위기가 익어가는 것이 뭇 사내들의 멋이었고 낭만이기도 했지만 마담이나 레지에게는 매출을 올려 주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인사고과였으니.  

그런 손님과 레지의 의기투합(?)은 나중에 티켓다방으로 발전하기도 했지만 그 당시 인기 레지는 거의 연예인 대접을 받았던 것 같다.   어느 다방에 멋진 레지가 새로 왔다는 소문이 들리면 그 다방에는 한동안 문전성시를 이루곤 했는데 레지가 인기를 누렸던 현상은 그 시대를 대변하는 특이한 풍경이기도 했다.

"오빠 나두 한잔만.. 나두, 나두요.."모닝커피 마티니 도라지위스키 쌍화차 우유도 팔았었죠..

그많던 다방이 그많던 마담이나 레지들은 다들 뭘 하시는지...미스킴, 미스리,미스정, 보고싶지 않나요...ㅎ

 

시골이나 소도시는 모르겠는데, 요즘 대도시는 다방도 찾아보기 힘들어졌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