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에 대하여
상태바
학교 폭력에 대하여
  • 양승웅기자
  • 승인 2021.04.06 1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즈음 스포츠나 연예계에서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는 이유로 논란이 된 사람들이 많다. 학창시절 친구나 후배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괴롭혔다는 내용들이다.

법적으로 규정된 학교폭력의 정의는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 · 유인 명예 훼손 · 모욕 공갈 강요 · 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 통신망을 이용한 음란 · 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 ·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라고 한다.

대부분의 폭력이 그러하듯이 학교폭력도 가해자는 잊어버리고 피해자는 평생 고통 속에 산다. 학교폭력은 예전에는 별다른 대책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방치되어 오다가 박근혜 정부 초기에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등 이른바 ‘4대악 척결’을 내세우면서 그중 하나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여러 대책들도 쏟아졌다. 그 이전에는 학교폭력 자체가 큰 관심을 가지지 못했고 학교폭력이 드러나면 학교에 어떤 불이익이 될까봐 학교측에서 사건을 조용히 무마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제도들이 마련되어 비록 만족할 만한 수준의 예방이나 대책은 아니더라도 이전보다는 관심도 높아졌고 그 대응도 훨씬 체계적이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듯이 학교폭력은 전체적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교육부에서 학교폭력 실태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중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통계를 간단하게 소개하면 2020년을 기준으로 피해유형별 비중은 언어폭력이 33.6%, 집단따돌림 26%, 사이버폭력이 12.3%로 1, 2, 3위를 차지하고 있어 직접적 신체접촉인 폭행보다 언어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의 비중이 높다. 그리고 100명당 피해건수는 언어폭력 4.9건, 집단따돌림 3.8건, 사이버폭력 1.8건의 순이다. 학교급별 피해유형의 비율은 집단따돌림은 초 중 고 순, 언어폭력은 초 고 중 순, 사이버폭력은 중 고 초 순, 신체폭력은 초 고 중 순, 성폭력은 고 중 초 순이었다.

어쨌든 최근에는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고 계속 이런저런 대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지금보다 관심이 훨씬 덜했던 과거는 어떠했을까? 지금 언론에서 문제가 되는 학교폭력도 모두 지금보다 관심이 훨씬 덜하던 시절의 일들이다. 그때의 학교폭력 문제가 오롯이 가해자들만의 몫일까? 가해자들이 일차로 잘못했겠지만 가깝게는 그 부모나 당시 가해자를 가르친 학교의 선생님과 운동감독 등 우리 모두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그들도 배우는 과정에 있는 학생일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학교폭력에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교사와 운동부 감독은 학생을 지도·감독하며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가해학생을 지도·감독하며 피해를 입은 학생들을 보호해야 되는 의무 말이다. 이는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의무이다. 교사나 감독이 학생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면 누가 보호할 수 있겠는가. 학생은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 즉 그들의 행동도 우리 사회의 수준이나 가치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말이다. 오래 전에 학교를 다닌 사람들 모두 당시 일부 선생들의 감정적이며 무자비한, 교육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폭력을 경험해봤다. 그리고 학교를 먼저 감싸는 어른들에게 자신들의 폭력피해를 호소해 보았자 제대로 보호받지 못함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 틈을 비집고 가해자들이 있는 것이다. 그들을 가르친 어른들은 한결같이 그러한 폭력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대답하며 사건에서 비켜나 있다. 알면서 조치하지 않은 것도 문제겠지만, 알지 못했다는 것은 결국 피해자가 그들에게 호소해 보았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말이다. 학교폭력은 가해자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가해자에게만 책임을 미루지 말고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여기고 자기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에 맞게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그때 어른들은뭘했느냐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